고음질 진공관 프리앰프 벨루스 XE
고음질 진공관 프리앰프 벨루스 XE 2대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두 분이 주문하시어 2대를 같이 제작하였습니다.
오늘은 진공관 앰프를 처음 사용하시는 분을 위하여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내용을 말씀드립니다.
1. 진공관 소자는 반도체 소자와 상반된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특징이
진공관 소자는 전압 제어소자이기 때문에 입력 저항이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
반도체 소자는 전류 제어 소자이기 때문에 입력 저항이 낮습니다.
이상적인 증폭기의 입, 출력 특성을 보면,
입력 임피던스는 높을수록, 출력 임피던스는 낮을수록 좋습니다.
임피던스라는 용어가 전자공학에서 주로 사용하다 보니 생소할 수 있지만,
임피던스는 교류저항과 직류저항의 합성 저항값을 말합니다.
반도체 앰프의 입력 임피던스를 높이기 위해 입력 저항을 470㏀으로 높인다 해도 입력 임피던스가 높아지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반도체 소자의 입력 저항은 수 ㏀ 정도이고 입력 저항 470㏀과 병렬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진공관 앰프에서는 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반도체 앰프에 비해 최소 10배 이상 높은 입력 임피던스값을 갖습니다.
이런 이유로 진공관 앰프는 노이즈의 영향을 쉽게 받습니다.
따라서 반도체 앰프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경우라도 진공관 앰프를 사용할 때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유기 노이즈입니다.
진공관 앰프(프리 및 인티앰프 포함 )를 연결하였을 때 스피커에서 따다다.....(작은 소리지만 반복되는 특징) 하는 소리가 들릴 때는 대부분 공유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공유기는 디지털 신호를 강력하게 공중에 뿌려줍니다.
그러니 입력 임피던스가 높은 진공관 앰프 근처에 이런 공유기가 있다면 쉽게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따다다..... 하는 반복적인 노이즈가 날 때
원인을 확인하는 방법은 이외로 간단한데,
그것은 진공관 앰프는 동작 상태로 그대로 두시고 주위의 전자 기기를 하나씩 차례로 OFF 시켜 보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공유기부터 꺼 봅니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주위에 있는 PC, TV 등... 을 끄다 보면 반드시 원인이 나오게 됩니다.
만약, 노이즈의 원인이 공유기로 확인되면 가능한 한 멀리 놓으면 해결되겠지만,
사정상 공유기를 멀리 놓을 수 없는 구조일 때는 공유기 안테나를 이리저리 움직여 가며 노이즈가 적어지는 위치를 찾아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반드시 노이즈의 원인을 찾으실 수 있고 적절히 조치하실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이렇게 노이즈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면 진공관 앰프의 단점이 아닐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입력 임피던스가 높다는 것은 진공관 소자의 우수한 장점 중 하나입니다.
앞서 이상적인 증폭기의 특성 중에서
입력 임피던스는 높고,
출력 임피던스는 낮은 것이 좋다는 내용을 기억하시면 나중에라도 반드시 참고가 될 만한 상황이 옵니다.
2. 에이징에 대한 내용입니다.
인터넷이나 서병익오디오의 사용후기를 보면 처음에는 까칠한 소리가 나서 실망하였으나 며칠 사용해 보니 에이징이 되어 소리가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글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에이징이 되면 소리가 더 좋아질 것 같아 수일간 전원을 넣고 있다는 글도 가끔 보입니다.
진공관 앰프는 며칠 또는 몇 달 사용하였다고 에이징이 되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에이징이란 노화를 의미합니다.
며칠 또는 몇 달 사용하였다고 노화 현상이 나타날까요...!!
진공관 소자는
히터가 캐소드를 가열하면 열전자가 방출되어 플레이트로 이끌려 갑니다.
캐소드가 충분히 가열되어 안정적으로 열전자를 방출하려면 최소 10분 이상은 걸립니다.
넉넉하게 잡으면 30분 정도 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진공관 앰프를 처음 ON 하였을 때는 사람에 따라 까칠하게 들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럼 진공관 앰프는 전원 통전 후 30분 정도 있다 음악을 듣는 게 좋은 것인가....! 라는 생각이 남게 됩니다.
혹시....
참고가 되실 까.. 말씀드리면
저도 오디오 마니아이면서 평생에 거쳐 오디오를 공부하고 연구를 한 진공관 앰프 제작자이지만,
전원 통전 후 기다렸다 음악을 들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무시해도 좋을 정도의 내용이라도 글로 쓰면 꼭 지켜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좌측에는 4 계통의 RCA 입력 단자가 있습니다.
중앙에는 2조의 RCA 출력 단자가 있습니다.
진공관 앰프를 처음 사용하는 분이라면
그것도 한 달여 기다리다 받은 진공관 앰프라면 더욱 많은 기대감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처음 진공관 앰프에서 나오는 소리가 까칠하다면 얼마나 실망감이 크겠습니까...
그러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진공관이 열받으면 다시 느껴집니다...
많이 부드러워졌는데.. 역시 에이징을 해야 하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에이징에 대한 급한 마음으로 전원 스위치를 수일간 통전해 놓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진공관은 캐소드가 충분히 가열되어야 소리가 좋아진다.. 정도만 이해하시면 거의 대부분 해소될 내용입니다.
오히려 특징적인 것은 진공관 파워앰프(또는 인티앰프)는 전원을 처음 켜면 저음이 잘 안 나옵니다.
왜냐하면,
앰프는 저음이 날 때 큰 전류가 흘러야 하지만,
캐소드가 충분히 가열되기 이전이라 전류가 충분히 흐르지 못해 그렇습니다.
그러나 한 곡 정도 듣고 나면 이런 증상은 완벽하게 해소됩니다.
이런 특징들을 미리 알고 있다면 처음 나오는 소리에 실망하는 일도, 수일간 앰프의 전원을 넣어 두는 일도 없으실 것입니다.
한 가지
에이징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한다면,
진공관을 사용하다 보면 캐소드의 열전자가 소진되어 전류가 줄어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런 현상을 에미션 감퇴라고 합니다.
신관을 구입하여 일 년 정도 사용하다 보면 음질이 더욱 부드러워졌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진공관의 에이징으로 인한 음색의 변화입니다.
이것이 회로를 설계할 때 사용되는 회로 기법이기도 합니다.
회로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 에 따라 음질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데
부드러운 소리가 주목적일 때는 동작 전류를 작게 잡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할 경우 상대적으로 소리는 부드러워지는데 힘찬 소리는 나오지 않습니다.
회로 설계란... 이득의 배분과 동작 전류의 설정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전류를 적절히 배분하면 부드러우면서도 특유의 소리가 될 수 있도록 각 모델마다 음색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에미션 감퇴로 전류가 점점 줄어지면 소리가 더욱 부드럽게 들리는 이론적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구관을 구입하여 듣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진공관은 본래 소모품입니다.
즉, 수명이 정해져 있는 부품입니다.
구관을 구입한다는 것은 누군가 쓸 만큼 쓰다가 판매하는 것을 잔여 수명도 모르는 채 구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끔 진공관 체크기로 확인하였다는 문구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공관은 반드시 전류가 줄어져 못 쓰는 것만이 아닙니다.
전류량은 충분하지만, 노이즈 때문에 못 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