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칼럼

조회 수 14652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구관에 대한 내용입니다만,
구관의 판매를 업으로 하시는 분도 계시기에 말씀드리기 곤란한 부분도 있고,
반드시 구관이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해 놓고, 오디오를 즐기시는 분도 계시기에 구관에 대한 내용만큼은 글로 남기기 쉽지 않습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은 좋다, 나쁘다라는 기준이기 보다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이오니, 이 점을 참고하여 주십시오.

진공관의 원리가 발표되고 만들어지던 시기가 1900년대 초이니 만큼 대략적으로도 100년 전의 일입니다.

그때 실험되고 적용되었던 경험들이 모여져 진공관 제작 기술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평가하는 시기는 50년대 후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초기에 출시되었던 진공관들이 가지고 있는 단점들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하여 기술적 정점에 이르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이해 못하시는 분은 초기에 나온 진공관에 더 좋은 기술이 적용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70년 대 후반, 중국에서 구관을 복각하여 생산하기 시작하였고,  러시아와 미국을 비롯하여 진공관 제조 설비를 보유하고 있던 곳에서 재생산을 시작한지도 벌써 30여 년이 지난 일입니다.

*. 슈광의 창립년도는 제가 알지 못합니다만, 국내에서 슈광의 제품이 판매되던 시기를 근거로 말합니다.
*. 80년 대 후반, NASA에서 우주로 보내질 위성체의 정전압용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제작하였다는 300B도 과거의 제조기술은 아니었지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세월이 많이 흘러 New Old Stock 진공관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구관을 구입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충분히 사용한,

내용을 알 수 없는 부품을 구입하는 것이 됩니다.



진공관 전성기에 제작된 진공관은 20.000시간이 보증되던 시기였기에 지금까지도 구관이 존재하는 이유겠지만, 이제 쓸 만한 구관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구관이 오래되어 나타나는 현상은 에미션 감퇴로 인하여 흐르는 전류가 많이 줄어있다는 것입니다.
출력관이 이 상태라면 저역이 제대로 나오지 않게 되고 출력도 줄어듭니다.

이럴 경우 맥없는 소리로 되며, 찌그럭 거리는 잡음도 간간히 들리게 됩니다.

에미션 감퇴로 인하여 힘이 빠진 소리를 부드러운 소리로 생각하여 좋게 평가하는 분도 계시지만,
곧, 버려야 할 정도의 부품일 뿐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신관의 특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증폭용 3극 진공관에 대한 원리가 발표되고 기술적 정점에 이르기까지 50년이 소요되었다면
재생산을 시작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기술적으로는 상당한 경지에 도달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결과물로서 근래의 기술에 의해 탄생한,
KT120이나 300B-XLS 등.. 과 같은 신관들이 속속 소개되고 있습니다.
특히, KT120은 음질이나 전기적 스펙에서 텔레풍켄의 EL156에 필적하는 수준 높은 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축적되지 않았다면 탄생하지 못할 이런 진공관들을 제작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이미 지금의 진공관 제조 기술은 충분히 숙성되었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진공관은 반도체 앰프와 달리 에이징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히타가 달궈져야 비로소 안정된 전류가 흐르며 이런 과정이 반복될 수록 재현되는 음질이 부드러워집니다.

이런 내용을 고려하지 않고 충분히 에이징된 구관과 신관을 비교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합니다.      

저의 경험상, 신관의 음질이 구관의 음질과 버금갈 정도의 조금 더 나긋나긋해지고 유려해지는 소리로 되기 위해서는 대략 1년 정도의 에이징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원을 ON한 후 30분만 지나도 충분히 좋은 음질로 되지만,
진공관 앰프를 운용하다 보면 제가 드리는 에이징의 효과에 대한 말씀을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상태를 감안하시어,
상태를 알지 못하는 구관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환상을 갖지 않으시길 기대합니다.  

건전한 취미생활을 위해서도 어느 정도의 공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흔히 인터넷상에서 정보를 얻으시겠지만, 그러시더라도 꼼꼼히 확인하시어
실명으로 제시된 글을 참조하여 주십시오.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전자공학을 공부하신 분이라면 도저히 말할 수 없는, 전혀 근거없고 잘못된 내용들을 인터넷상에서 많이 보게 됩니다.

내용을 잘 아시는 분은 그저 웃으며 지나치겠지만 이제 막 오디오를 취미로 시작하신 분은 혼란스럽기도 하고, 이로 인해 많은 수업료를 지불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작은 변화라도 음질의 향상을 위하여 구관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일 수도 있겠지만
위의 내용을 참조하시어 가벼운 마음으로 실험해 보신다면, 결과에 연연해 하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근래 구관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기에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자료 출처: 운영자 직접 작성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기술칼럼 안내 서병익 2008.07.09 16066
64 댐핑팩터(DF)와 음질의 상관관계 서병익 2008.07.09 16522
63 인티앰프를 파워앰프로 사용하는 방법 서병익 2015.06.22 16156
62 스피커 케이블에 대한 이론적 해석 서병익 2011.01.31 15589
61 정류관 정류와 다이오드 정류 중 어느 것이 우수한가..!! 서병익 2008.07.09 15236
60 고정바이어스와 자기바이어스의 장단점 서병익 2008.07.09 14805
» 진공관은 구관이 좋은가! 서병익 2013.04.11 14652
58 임피던스는 무엇인가? 서병익 2008.07.09 14502
57 커플링 콘덴서 튜닝 서병익 2010.08.22 14460
56 싱글앰프와 푸시풀앰프의 음질적 특성 서병익 2008.07.09 14391
55 진공관의 구조와 결선 방법에 대하여 서병익 2012.06.17 14321
54 단단한 저음[低音] 이야기 서병익 2009.12.06 14201
53 전원의 초크코일(트랜스)은 삭제해도 되는가..!! 서병익 2008.07.09 14093
52 진공관 앰프와 반도체 앰프의 음질적 특성(1) 서병익 2013.11.02 13336
51 고음이 유연하지 않은 앰프의 특성 서병익 2012.01.15 13248
50 하이브리드앰프의 장, 단점 서병익 2010.10.17 12945
49 인터케이블에 대한 이론적 해석(3) 서병익 2011.01.25 12825
48 비싼 부품은 소리가 좋은가..!! 서병익 2008.07.09 12794
47 오디오 취미와 블라인드 테스트 서병익 2011.07.21 12655
46 트랜스의 음질적 특성 (1) 서병익 2009.09.26 12494
45 히타의 AC점화와 DC의 음질적차이는 존재하는가..!! 서병익 2008.07.09 12340
44 CDP를 파워앰프에 직결하면 음질이 향상되는가..!! 서병익 2008.07.09 12145
43 톤 콘트롤회로의 종류와 음질적 특징 서병익 2008.10.09 11848
42 진공관 소자의 특징 서병익 2008.07.09 11718
41 바이 앰핑에 대하여 서병익 2010.07.05 11699
40 밸런스앰프의 장, 단점 서병익 2008.07.09 1167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