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앰핑에 대하여
80년대 초 어느 스피커업체에서 스피커단자를 스피커 유닛별로 마련하고 바이앰핑이 가능한 스피커라고 광고를 시작하였는데, 그 이후 유행처럼 많은 스피커 업체에서 같은 방식의 스피커단자를 채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즈음 저는 멀티앰핑에 빠져 있었는데 바이앰핑이라는 문구의 광고를 보니 호기심이 생기어 음질이 좋아진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회로적 이론을 근거로 검토해 보았습니다.
그 내용은 이러합니다.
각 스피커에 파워앰프 1대씩을 별도로 연결하여 구동함으로써 음질이 향상된다는 것이었는데 마치 멀티앰프의 장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앰프를 별도로 사용하는 구성상 우퍼에서 발생된 역기전력이 트위터로 갈 수 없으므로 음이 투명해진다는 내용은 전자 회로 이론을 모르시는 분이 본다면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참고: 스피커에서 역기전력이 나오고 그것이 트위터로 가서 음질을 저해한다는 주장은 역기전력의 작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서의 주장입니다.
서병익오디오tv의 오디오이론 05 코일의 작용편을 보시면 역기전력의 작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도 바이앰핑에 대하여 궁금해하시고 또 시도해 보시려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바이앰핑 접속으로 얻어지는 음질 향상은 미미한 수준이기에 시도를 하시더라도 큰 기대는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물론, 궁극적인 측면에서는 1%의 향상을 위하여 많은 투자를 하기도 하지만 충분히 검토하시길 바랍니다.
그 이유에 대하여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멀티앰핑의 장점에 대하여 말씀드립니다.
채널 디바이더에 의해 저역과 고역을 분리한 후 각각의 파워앰프에 공급하여 스피커를 구동하는 방식을 멀티채널 앰프 구동방식(줄여서 "멀티앰핑")이라 하는데 많은 장점이 있지만 저역에서의 음질향상이 특히 돋보입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앰프의 출력이 바로 스피커 유닛으로 공급된다는 데 있습니다.
디바이딩 네트워크에서 우퍼에 직결되는 고역 커트(저역 패스)용 코일은 음질을 높이기 위하여 공심코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코일의 DCR(코일의 직류 저항치)은 스피커 유닛 자체의 DCR보다 높은 경우도 흔합니다. 이 직류저항은 파워앰프에서 만들어진 출력의 대부분을 소비하며 앰프의 댐핑을 현저히 감소시킵니다.
댐핑의 저하는 앰프가 스피커를 제어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댐핑이 낮아질 경우 저역이 벙벙 거리며 풀어지는 듯한 음색으로 되는 것입니다.
결국 멀티앰핑 방식은 위에 말씀드린 대로 코일과 콘덴서를 사용하는 디바이딩 네트워크에서 발생되는 모든 문제를 일시에 제거하여 본질적으로 음질의 개선을 가져 옵니다.
그러나 바이앰핑은 스피커 시스템 외부에 단자만 나뉘어 있을 뿐 내장된 디바이딩 네트워크는 그대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결국 여러 대의 파워앰프를 사용하고 있지만 우퍼와 직렬로 연결된 코일을 경유하여 우퍼를 구동해야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음에 주목하여 주십시오.
바이앰핑의 장점은 스피커 시스템 하나에 여러 대의 파워앰프를 사용함으로써 대출력이 필요한 경우 유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달리 말씀드리면 스피커를 그대로 둔 채 고출력의 파워앰프로 바꾸어 음질을 개선한 정도의 장점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래도 꼭 시도해 보고 싶으신 분은 고음부와 저음부에 연결되는 앰프의 이득이 같아야 음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으므로 같은 종류의 앰프를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바이앰핑을 즐기시려면, 각 앰프에 입력을 조절할 수 있는 볼륨이 장착된 파워앰프를 접속하고 레벨을 조절하면 자기 취향에 맞는 음 밸런스를 찾을 수 있습니다.
본래의 소리와는 달라지겠지만 취향이라는 부분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시도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할 경우 저역에서의 음질개선은 기대할 수 없지만 고음부와 저음부의 레벨을 각각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은 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음밸런스를 잡을 수 있다는 충분한 자신감이 있을 때 시도하셔야 합니다.
음밸런스가 무너지면 처음보다 더 못한 음으로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료 출처: 운영자 직접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