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무스꾸리' 할머님! 그 생애와 그녀의 노래에 대하여...
1934년 생인 그리스출신의 뮤지션, 비록 지금은 은퇴하였지만 3억 5천만 장의 음반을 판매하는 놀라운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70년 대, 뮤직박스에서 제가 그녀를 소개할 때면,
'아마도 그녀는 투잡을 갖고 있을 것이다!
메인은 그리스신전(神殿)을 지키는 신녀(信女)이고, 가수는 파트타이머로 하는 것일 것'이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유는 모두 느끼시겠지만 긴 생머리에 큰 눈을 가진, 뭔가 거룩하고 범접하기 쉽지 않을 고귀함이 느껴졌거든요. 본인의 노래는 물론이고 다른 가수들의 히트곡일지라도 그녀를 통하여 듣게 되면 그녀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재해석해서 심연 그 깊이까지 전달되는 까닭모를 감동에 눈이 감기게 되곤 했습니다.
혹시 나나무스꾸리가 국내에서 광풍을 일으킬 그 즈음, 국내에서 너무도 분위기가 비슷한 가수가 있었는데 기억하시나요?
박! 인! 희!
'목마와 숙녀', '모닥불', '하얀조가비', '끝이 없는 길' 등으로 목가적 가사와 청아하고 최고의 절제미를 담은 목소리로 서정적 시인의 느낌으로 우리들에게 노래를 들려주었던 그 시절 저의 최고의 가수였던 박인희!
비록 오랜 기간을 가수로 남지 않고 음악방송DJ로 자리를 옮기고 그 차분한 목소리로 잠들기 전 하루의 마지막 목소리로 기억되는 그녀의 잔잔하고 깊이 있는 목소리에 아마도 저 또한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이해인시인과 중학교 동창이라고 알려졌었는데 후에 결국은 함께 시집을 발간하기도 했었죠.
음악다방의 뮤직박스 아래의 작은 반원모양의 틈으로 '나나무스후리'라고 신청하는 여대학생들이 가끔 있었는데, 제가 자리로 돌아가는 그 여대학생에게 정확하게 가수이름을 적어와야 신청곡을 틀어주겠다고 했다가, 그리스어로 '나나무스후리'가 맞다고 하는 말에 민망해서... 나도 알고 있다고 얼버무렸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그 시절, 군사독재시절이었기에 국내의 음악은 지리멸렬하고 거의 팝송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고 국내 대학가요제 출신의 산울림이나 휘버스 등이 음악다방의 턴테이블에 놓여지곤 했을 정도였습니다. 그 밖엔 거의 번안곡들이었구요.
주로 신청되었던 나나무스꾸리의 곡들은, 그의 초기 초대형 히트곡이었던 'Over and Over'와 우리에게 너무도 알려진 '하얀 손수건', '세레나데', '사랑의 기쁨', 'Only Love', '자유의 송가' 등이 주류를 이루었었죠.
그 때 음악다방에선 앞 다투어 알텍스피커와 탄노이스피커가 즐비했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알텍보다는 탄노이가 더 어울렸었구요.
요즈음 단어로 그녀를 말해야 한다면, '엘프!' 어떤가요?
봄의 정령으로 저의 청소년 기에 파이오니아앰프와 턴테이블을 통해서 함께 했고 청년이 되어선 많은 이들에게 들려주었고 들려주고 싶어 했던 그녀의 앨범을 오늘 하루종일 들어보아야 겠습니다.
7장의 앨범을 갖고 있는데 그 가운데 2010년에 발매된 'Ballads & Love Songs'란 타이틀의 앨범을 첫 앨범으로 선택해서 들어봅니다.
수록곡은,
1, Love Story
2. And I Love You So
3. Time After Time
4. Dix Mile Ans Encore
5. Suzanne
6. Imagine
7. La Ballade Du Chien Loup
8. The Power of Love
9. Nights in White Satin
10, Tu M'oublies
11. Sons of
12. L'histoire De Nous
13.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14. Ce Sera Moi
15. Love Me Tender
16. Ecoute
17. The Rose
18. Do I Ever Cross Your Mind
19. Photographs
20. If You Love Me
이 앨범만해도 그 당시 번안곡으로 히트를 치던 트윈폴리오가 부른 노래들이 정말 많군요. 이 사실은 오늘에야 알았네요. ㅠ
이제부터 1곡을 선택해서 악보를 그려서 첨부해 보겠습니다.
긴 글 마다않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간략하나마 숙제로 주신 나나무스꾸리에 대한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평안하시고 행복하시길...
Comment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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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구 2020.05.2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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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소스2 2020.05.29 11:29터너님이 주신 숙제를 마쳤는데 '잘했어요'도장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좋아하는 가수가 참 많아서 걱정이네요.ㅎ -
터구 2020.05.29 12:53
훌륭한 가수들은 저만 좋아한다기 보다도 다른 많은 분들도 좋아하지 않을까요? ^^
제가 할머니 취향인가 봅니다.
존 바에즈 할머니도 시간나시면 게재 목록에 추가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
파소스2 2020.05.30 00:32ㅎ
나나무스꾸리 할머님과 약 10년은 젊지만 음악성이나 활동성은 더 높게 평가받는 바브라스트라이샌드에 대해서 소개할까했는데 존바에즈 할머니를 좋아하시는군요. 제가 애청하는 앨범도 있습니다.
준비해서 올려보겠습니다.
다만 소중한 자유게시판이 저의 졸필로 낙서장이 되는 것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여러분들이 공유할 수 있는 삶의 지혜 혹은 오디오라이프의 여정을 나눠주시면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오디오 비기너분들께 소중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지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일단 터구님께서 주신 숙제는 즐거운 맘으로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대하며 부탁드립니다.
총총
파소스2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해박한 지식과 함께 글솜씨도 대단하십니다. ^^
그리스의 박인희라니..어쩜 저랑 같은 생각을 하시는지..그 부분에서 탄복했습니다.
나나무스꾸리는 정말 세계적이기도 하고...뭐라 형언하기 어려울만큼 대단한 분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주옥같은 평론+소개글 부탁드리겠습니다.
추신: 한꺼번에 가수들 다 소개해 주십사하는 건 아니었고, 일반적인 시각에서 유명한 가수들을 예시로 들은 것입니다.
시간나실때마다, 선생님의 음악 취향이나 계획대로 올려주셔도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자유게시판 코너가 앞으로 서병익 오디오의 명 코너가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