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테이블 안티 스케팅(Anti-Skating)에 작용하는 물리법칙...
지금까지 LP를 듣기위해 턴테이블의 물리적 셋팅에 공을 많이 들였었다.
턴테이블을 들이고 가장 먼저 해야하는 일이 턴테이블을 조정하는 것이다.
1. 가장 먼저 플래터 (Platter)의 수평을 맞추어야 한다.
(턴테이블 수평은 몸체 상판이 아닌 반드시 회전 플래터 (Platter) 위에 수준기를 놓고
플래터의 수평을 맞추어야 한다.)
2. 다음으로 카트리지의 오버행을 맞추고.
3. 플래터 평면(레코드 판)과 카트리지 바늘의 세로 중심선이 90도 직각이 되도록 맞추고.
4. 레코드판을 플래터 위에 올린 후 바늘을 올려 놓고 톤암이 레코드판과 수평이 되도록
톤암 높이를 맞추고.
5. 침압을 맞추고.
6. 마지막으로 안티 스케팅 (Anti-Skating)을 맞추게 된다.
이렇게 여섯 가지 가 LP로 음악을 듣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턴테이블 셋팅 과정이다.
이 중 하나라도 틀어지면 소리는 나더라도 그 소리가 제대로 된 소리가 아니게 된다.
LP로 음악을 즐기는 분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니 새로울 것도 없겠지만
가끔은 잘 못된 정보가 정설처럼 굳어져 지금까지 전해오곤 하는게 있기도 하다.
그 중 하나가 안티 스케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내가 알고 있는 방법이 제대로 맞는 건지 의구심이 강하게 들어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쥐어 뜯어가며 물리 공부를 다시 하고서야 제대로 답을 찾게 되었다.
안티 스케팅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가지 셋팅 방법은 명확하게 답이 나와 있으므로
여기서는 안티 스케팅에 대한 이야기만 해볼까 한다.
안티 스케팅 (Anti-Skating)으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 턴테이블에서 톤암이 레코드 골을 따라 회전축의 중심부로 쏠리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로
보통 침압에 따라 안티 스케이팅도 같은 수치로 맞추어 준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그대로다.
턴테이블의 안티 스케팅 장치는 크게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 스프링 방식 (보급형 턴테이블 많이 사용된다.)
- 무게 추 방식 (고급 턴테이블에 많이 사용된다.)
- 전자석 방식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중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스프링 방식을 놓고 이야기 하겠다.
(다른 방식도 적용되는 원리는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 턴테이블에서 안티 스케팅이 왜필요하며... 왜 중요한 것일 까....
그리고 무엇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것일 까....???
턴테이블의 회전 플래터와 바늘과 톤암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물리적 상관관계가 작용한다.
- 회전 모멘트
- 원심력과 구심력
- 관성의 법칙
- 표면 마찰력
여기서 안티 스케팅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표면 마찰력과 구심력, 관성의 법칙이다.
회전 플래터의 중심축과 톤암의 중심 축의 위치, 그리고 바늘에 걸린 침압(표면 마찰력)이
플래터의 회전 방향에 따른 상관관계 때문에 레코드 바늘에는 원심력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구심력이 작용을 하게된다.
턴테이블의 플래터는 회전 속력이 일정한 등속원운동을 한다.
등속원운동을 하는 물체는 운동 에너지 변화가 없어
물체에 작용하는 합력이 한 일이 0이 되므로 합력의 힘의 방향은
원운동 방향의 수직이며 원의 중심을 향한다.
이와 같이 원의 중심을 향하는 힘을 구심력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LP위에 놓인 레코드 바늘은 구심력의 영향을 받아
플래터 중심 축으로 쏠리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회전력에 의한 관성도 작용을 하여 바늘이 플래터 회전속도 보다 더 빠르게
중심축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바늘이 톤암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면 원심력에 의해 LP 밖으로 튕겨 나갔 거 나
혹은 바늘이 플래터 중심 축에 고정되어 있다면 원심력과 구심력이
같으므로 바늘이 플래터 중심 축으로 쏠리는 현상은 없을 것이다.)
F = 구심력
m = 질량 (침압)
v = 속도 (LP 회전속도)
r = 반지름 (바늘 위치)
이 공식에 의하면 레코드 바늘이 플래터 (Platter) 중심축에 가까워 질 수록
구심력은 증가하고 (즉, 안으로 끌어 당기는 힘이 강해진다.) 그로 인해
바늘에 작용하는 관성도 상대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LP의 소리골은 좌우(Left Right channel)채널로 나뉘어 져 있는데
이렇게 되면 바늘이 진행 방향쪽 소리골에 쏠리게 되어 좌우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에
편차가 생기게 된다.
이렇게 바늘에 작용하는 구심력과 관성에 의한 쏠림 현상을 상쇄 시키는 장치가 바로 안티 스케팅인 것이다.
그렇다면
스프링 방식의 안티 스케팅 턴테이블에서 안티 스케팅은 어떻게 맞추어야 할까...??
턴테이블 구입 시 동봉된 제조사 메뉴얼에 보면
침압과 동일한 값으로 다이얼을 돌려 안티 스케팅을 맞추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스프링은 금속이라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
온도의 높고 낮음에 따라 스프링의 장력이 변하게 된다는 말이다.
또, 오랜 세월이 지나게 되면 처음 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세월이 어느정도 경과 한 턴테이블의 경우
침압과 동일한 값으로 안티스케팅을 맞추게 되면 맞지를 않게된다.
유튜브나 인터넷 검색으로 안티 스케팅 (Anti-Skating)을 검색해 보면
셋팅 방법에 대해 수 많은 글과 동영상이 존재한다.
그 글과 동영상을 보면서 느낀 것은
셋팅하는 방법은 동일한데 기준점이 모두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더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소리골이 없는 민 LP 또는 아크릴 판을 사용하여
안티 스케팅을 조정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니나
문제는 셋팅을 적용하는 바늘의 위치가 문제인 것이다.
하나같이 제각각인 것이 정확한 기준이 없다.
바늘을 적당한 위치에 놓고서 바늘이 안쪽으로 가는지 아니면
바깥쪽으로 가는지에 맞추어 안티 스케팅 다이얼을 돌려 멈추는 지점에 조정을 한다.
어떤 영상은 침압은 맞추지도 않고 셋팅하는 영상도 있다.
참으로 오류 투성이다.
소리골이 없는 아크릴 판 (또는 그와 비슷한)으로 안티 스케팅을 맞추고자 한다면
위에서 언급한 턴테이블 셋팅을 가장 먼저하고
반드시 자신의 카트리지에 맞게 침압을 먼저 맞추어 놓아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바늘은 어느 위치에 서 멈추어 있도록 셋팅을 하여야 할까..??
스프링 방식의 안티 스케팅 장치는 특정 구간에서 멈추게 셋팅을 하였다고 하여
그 구간을 벗어 난 다른 구간에서도 좌우 미끄러짐(쏠림)없이 정지 상태로 멈추게할 수 없다.
아예 그렇게 되지 않는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 턴테이블은 안티 스케팅 조정이 안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LP 한 면의 트랙이 5개라고 했을 때...
중간 지점인 3번 트랙에서 쏠림없이 바늘이 멈추게 셋팅을 했다면
바깥쪽 1번 트랙에 바늘을 놓으면 안티 스케팅이 적용이 안되어
3번 트랙을 향해 바늘이 미끄러져 들어가게 되며 3번 트랙을 넘어 서면서 부터
안티 스케팅이 적용되게 된다.
위에서 설명한 구심력과 관성에 대해 생각해 보라.
바늘이 플래터 회전축과 가까워 질 수록 구심력과 관성이
증가한다고 했으므로 바늘이 중심 축에 가까와 질 수록
반대로 바깥쪽으로 당기는 힘도 강해져야 한다.
그러므로 소리골이 없는 아크릴 판으로 안티 스케팅을 맞추고자 한다면
먼저 카트리지에 맞는 침압을 맞추고, 회전하고 있는 아크릴 판에 바늘을 올렸을 때
LP의 1번 트랙에 해당하는 영역에서 바늘이 좌우 미끄러짐(쏠림) 없이 멈추도록
안티 스케팅을 조정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소리골이 없는 아크릴 판(또는 그와 비슷한)으로 안티 스케팅을 맞추게 되면
아래 그림과 같은 한 가지 오류가 발생한다.
바로 바늘에 작용하는 마찰력의 크기 문제이다.
소리골이 없는 아크릴 판은 소리골이 있는 레코드 판 보다
접촉 표면적이 작아 그만큼 마찰력이 작게 작용한다.
이 문제 때문이라도 소리골이 없는 판으로 안티 스케팅을 맞춘다면
반드시 레코드판의 첫 번째 트랙에 해당하는 영역에서
바늘이 정지 상태가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 이렇게 맞춘 후 바늘을 마지막 트랙에 해당 하는 안쪽으로 가져다 놓으면
스프링의 당기는 힘에 의해 바깥쪽인 첫 번째 트랙쪽으로 미끄러져 나오게된다.
이는 소리골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당연한 현상이며
소리골이 있는 레코드 판에서는 바깥쪽으로 나오려고 하는 이 힘이 구심력에 의해
바늘이 안으로 쏠려 들어가는 힘을 상쇄 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필자 는 두 대의 턴테이블을 사용하고 있다.
무게추 방식의 안티 스케팅을 적용한 Pro-ject Audio 턴테이블과
스프링 방식인 DENON 턴테이블 (DP-A100)이다.
DENON 턴테이블의 경우 2010년 DENON 창립100주년 기념 한정판으로 제작된 것으로
DENON 턴테이블 중에는 최신 기종에 속한다.
턴테이블의 메뉴얼에 보면 안티 스케팅을 침압과 같게 조정하라고 되어 있어
지금까지 별 생각없이 그렇게 조정해놓고 사용했었다.
하지만 이 것이 정확하게 작동하는 지 의구심이 들면서
이 DENON 턴테이블을 가지고 이번에 안티 스케팅을 새로 조정을 해보니
기가찬다....
정확하다.....
위 방법대로 아크릴 판으로 조정을 하여 레코드판 첫 번째 트랙부분에 바늘이 멈추게 하면
안티 스케팅 다이얼 눈금이 정확하게 침압과 맞아진다.
이렇게
턴테이블에 발생하는 물리법칙을
속시원하게 증명해주니 체증이 확 사라진다.
서병익 오디오를 찾으시는 아날로그 매니아 분들께서도
소장하고 계시는 턴테이블의 안티 스케팅을 한번 점검해 보시기를 바래보며
이 글을 보시고 내용 중 오류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댓글을 다셔서
바로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해에서.... 꾸벅
Comments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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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익 2020.05.1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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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US 2020.05.12 10:20
와우~ 기술적으로도 완벽히 정리되었고 감성적으로 그 뜻이 잘 전달되는 유익하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표준으로 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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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지비 2020.05.14 22:46
서선생님... PEUS님...
긴 글 읽으시느라 힘드셨죠~^^;
안티 스케팅 맞추려고 하다 보니 물리역학까지 공부를 해야 되겠더군요..!
덕분에 속시원하게 해결이 되어 여기 회원 분들과 공유하고자 글 올렸답니다.
저의 작은 경험이 서병익오디오를 찾는 회원분 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기를~ ^^/♡
완벽한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근래 LP를 시작하시는 분이 많으시죠...
그러다 보니 턴테이블 세팅에 대하여 질문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오늘 우 선생님께서 올려주신 글을 참고하시면 안티스케이팅 조정에 대해서는 완벽한 조정을 하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