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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2 17:50

문의 드립니다.

(*.15.56.147) 조회 수 901 추천 수 0 댓글 1
안녕하세요. 선생님. 진공관 프리에 관심이 있어 문의 드립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DAC/프리 겸용 제품에 진공관 프리를 물려서 진공관 특유의 배음과 풍성한 음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제품들이 밸런스 입출력만을 지원합니다. 현재 밸런스 입출력을 지원하는 프리중에 추천해주실만한 제품이 있으신지요?제가 제품들을 살펴보니 밸런스 입력을 가지고 있는 프리는 없는듯한데 맞다면 밸런스 입출력을 적용하시지 않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두서없이 질문 드렸네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서병익 2017.10.23 17:58 (*.246.142.167)

    예... 안녕하세요? 류 선생님..
    밸런스 단자가 왜... 만들어졌는지 그 유래를 알면 궁금증이 풀립니다.... ^^
    기술칼럼 게시판 16번 게시물을 시간 되실 때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90년대 오디오 제작업체는 거의 비슷 비슷한 회로로 앰프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반도체 앰프의 회로개발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다 보니 회로를 통한 차별화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오디오 업계는 밸런스 앰프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참고로 밸런스 앰프가 만들어지게 된 동기는 B+ 전원 전압이 정해져 있을 때 고출력을 얻기 위해 고안된 회로 방식입니다.


    높은 출력이 필요할 경우 B+ 전원 전압을 높이면 해결되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자동차용 오디오입니다.
    밸런스 앰프(BTL 앰프라고도 합니다.) 가 출시되기 전에는 보통 6.5W + 6.5W였던 카 스테레오가 어느 날부터  25W + 25W로 출력되던 때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렇게 배터리의 전압 13.2V로도 6.5W의 4배인 약 25W의 고출력을 얻을 수 있는 회로 방식입니다.

    이 밸런스 방식은 두 개의 똑같은 앰프가 필요합니다.
    두 개의 앰프를 역위상으로 동작시켜 두 배의 출력 전압을 얻으며,

    전력으로는 4배의 출력을 얻을 수 있으므로 높은 출력이 필요할 경우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 사실 이 출력 표기도 과대표기입니다만, 업체에서 주로 표기하는 대로 따릅니다.

    제대로 표기한다면,

    13.2V로 구동하는 카 스테레오의 논클립 출력 전압은 4Ω 스피커 사용 시 4W + 4W이고, BTL 방식으로 구동 시 4W의 4배인 16W + 16W가 출력됩니다.


    그런데,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이 있는 것이 세상사이듯
    밸런스 앰프는 왜율 특성을 잃었습니다.


    두 개의 앰프가 아주 똑같지는 않으므로 두 개의 앰프가 동작이 어긋나기 시작하는 10kHz 이상에서는 왜율이 급격하게 나빠집니다.
    카 오디오에서는 자동차 환경 특성상 고역을 적절히 커트하고 있으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홈 오디오에서는 큰 문제로 부각됩니다.

    10kHz 이상의 대역은 귀로 들리는 고음과 함께 배음으로 작용하는 주파수대가 있는 대역인데, 이 부분의 왜율이 거의 90도 각도로 급격하게 일어섭니다...



    이런 특징적인 전기적 특성을 갖고 있는 밸런스 앰프는 왜율 특성은 크게 문제 되지 않지만, 큰 출력이 필요한 PA 앰프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1,000W의 앰프 두 대가 있으면,

    4,000W BTL 앰프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회로 방식으로 4,000W의 앰프를 제작하려면 쉽지 않았겠지만, 밸런스 앰프로는 비교적 쉽게 실현할 수 있습니다.



    밸런스 앰프라도 언밸런스 출력과 입력에 대응할 수 있는 스위치와 RCA 단자가 대부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적절히 활용하여 사용하시면 됩니다.
    출력은 1/4로 줄어지겠지만, 가정에서 출력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류 선생님처럼 밸런스/ 언밸런스 앰프로 전환할 수 없는 구조일 경우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담이지만, 수개월 전에 밸런스 앰프를 사용하신다 하며 TCR 포노앰프를 문의하신 분이 계시어 저는 가능한 한 좋은 음질로 들으시도록 안내하기 위하여,
    일반앰프로 전환하여 사용하시는 것이 음질적으로 더 좋다고 말씀드렸더니 불같이 화를 내시더군요.....

    내 앰프가 얼마짜리인 줄 아느냐고.....

    너무 지나치게 화를 내어 저는 사과 아닌 사과를 해야 했습니다만....

    이것이 우리나라 오디오 업계의 현실입니다......
    제대로 알리고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일부 평론가는 밸런스 앰프라 음질이 좋다는 글을 쓰고 있는 실정이니.... 일반인이야 더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죠....


    혹시라도 이렇게 언짢은 마음을 가지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만,
    대부분 이런 내용을 모른다 하여 과대 광고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오디오 마니아 입장에서는 알 수 없는 내용이니까요.....

    밸런스 앰프는 밸런스 전송을 고려하여 제작된 앰프입니다.
    밸런스 전송은 케이블이 길어졌을 때, 잡음 유입을 차단하기 고안된 상업용 버전입니다.

    가정에서 길어야 3M 정도이니...

    밸런스 케이블의 효과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짧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저는 밸런스 앰프를 제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밸런스 앰프를 고려한 기기도 별로 없습니다.

    다만, 출력이 트랜스로 되어 있는 기기는 밸런스 출력 단자가 있습니다.

    처음 밸런스 전송이 만들어지게 된 동기가 트랜스의 출력으로 밸런스 출력과 입력을 만들 수 있어서였습니다.

    출력 트랜스로 밸런스 전송 단자를 내는 것은,
    본래 밸런스 전송이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밸런스 앰프를 사용해야만 하는 분을 위하여 밸런스 출력 단자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트랜스로 출력되지 않는 기기들은 일부러 밸런스 단자를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밸런스 출력 단자가 있는 모델이 몇 개 안 됩니다.

    고맙습니다.